[사람사람] 국내 첫 프로골퍼 출신 교수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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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로서 현장에서 배우고 느꼈던 것들을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하고 싶어요. 어쨌거나 올해는 대회에 나가기가 어려울 것 같네요."

프로골퍼 서아람(32.사진)씨가 최근 충남 아산의 호서대 체육과학부 전임강사로 임용돼 새 학기부터 강단에 서게 됐다. 골프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실기와 이론을 가르칠 예정이다. 프로골퍼가 교수가 되기는 서씨가 처음이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를 지낸 서씨는 1995년 프로무대에 뛰어든 뒤 이듬해 톰보이 여자오픈 우승을 비롯, 통산 3승을 거뒀다. 95년부터 99년까지는 5년 연속 상금랭킹 10위 이내에 들 정도로 기복없는 플레이를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학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성신여대를 졸업한 뒤 2000년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운동생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최근에는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논문을 준비하고 있어 국내 최초의 골프 선수 출신 박사 탄생도 눈앞에 두고 있다. 아버지 서건웅(호텔업)씨가 "운동을 하더라도 공부는 계속해야 한다"고 다그친 덕이다.

2003년 회사원 송민한(34)씨와 결혼한 뒤 프로골퍼와 학생, 주부 등 1인 3역을 해내고 있는 서씨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골프를 했지만 학업에 소홀했던 적은 없었다. 훈련은 항상 수업이 끝난 뒤에 했고, 책을 놓지 않으려고 무척 애를 썼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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