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강한 경기회복이다. 동남아 국가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고성장을 이어갔다. 인도네시아는 2분기 성장률이 6.2%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8.9%)와 필리핀(7.9%)도 2분기 고성장을 지속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며 출구전략에 나선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기준금리를 유지해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안정적인 경제구조도 펀드 수익률에는 긍정적이다. 동남아 국가는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풍부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억5000만 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내수 중심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와 재정건전성, 풍부한 천연자원, 무역구조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선진국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동남아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낸 것은 이런 안정적 경제구조 덕분에 외풍을 덜 받았기 때문이다.
동남아 국가의 경우 이익성장성도 높다. 최근과 같은 실적 장세에는 이익성장성이 높은 국가가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는 만큼 이들 국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주요 이머징 시장 대비 현저히 높은 이익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증시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4.7%로 필리핀(15.3%)과 인도(15.2%)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외국인이 인도네시아 시장을 가장 매력적으로 꼽는 이유도 높은 이익성장률과 안정적 경제구조 때문이다.
외국인의 자금 유입 증가와 통화 강세도 동남아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연초 이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통화는 일본 엔화와 함께 가장 큰 폭으로 절상됐다. 강한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동남아에 주가 상승과 환차익의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급증한 것이다. 동남아 펀드는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 등에 주로 투자한다. 그중 특히 고성장이 기대되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비중이 높은 펀드가 유리하다. 단기간에 급등한 동남아 펀드가 단기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동남아 증시가 5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대비 밸류에이션이 1.1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아주 고평가됐다고 하기는 어렵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
◆김용희 팀장=미국 듀크대 MBA를 졸업했다. 2006년 현대증권에 입사해 IB본부에서 근무했고 2008년부터 펀드리서치팀장으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