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치 코스피, 4분기엔 2000고지 찍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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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큰 폭으로 오르는 것도 아니다. 슬금슬금 오르면서도 연일 신기록이다. 요즘 코스피지수 얘기다. 29일에도 전날보다 10.48포인트(0.56%) 오른 1866.45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팍팍은 아니지만 꿈틀꿈틀 오르다 보니 어느새 올 들어 10.9% 상승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주요국 증시 중에 인도(15.2%)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다. 러시아(3%), 브라질(0.3%), 중국 상하이지수(-19.8%) 등은 비교가 안 된다. 과연 코스피지수는 4분기에 더 오를까.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4분기 국내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봤다. 적어도 1900, 높게는 205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아도 1800, 최악의 경우 1750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들 했다. 본지가 올해 ‘제1회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에서 우수 증권사로 선정된 하이투자·삼성·대우·현대·SK 5개사의 리서치센터장들에게 4분기 전망을 물어본 결과다. 이들 5개사는 한국 기업의 실적과 주가를 세계에서 가장 잘 예측하는 애널리스트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다.

코스피지수가 더 오르리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3분기에 국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고, 미국 정부가 재차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넘치는 돈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시장에 밀려들 것이란 전망이다. 또 둔화됐던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10월 또는 11월께 상승세로 돌아선다는 것도 상승세 전망의 주요 논거다. 다만 미국의 고용 사정과 주택 경기가 아직도 불투명하다는 점은 주가 상승을 억누르는 요소로 지목됐다. 지수 흐름은 대체로 연말까지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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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산업재, 중국 관련 소비재 등이 유망하다고 봤다. 산업재 역시 중국이 열쇠였다. 중국 경기가 풀릴 것에 대비해 기업들이 설비를 확장하고 있다는 게 산업재 분야를 좋게 보는 근거였다. 정보기술(IT)은 3분기 실적 전망이 ‘흐림’이어서 4분기 초반에는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나 분기 말에 접어들면서는 내년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동섭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3월까지 외국인 자금 10조~13조원이 국내 증시에 들어올 것으로 본다”며 “이 자금은 전통적으로 외국인이 선호하는 IT·은행에 집중돼 이쪽 주가를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식시장 중에서는 중국과 아시아 신흥국을 좋은 투자처로 꼽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은 4분기 중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다는 호재가 있고, 아시아 신흥국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금값 연말께 1400달러=미국·중국·일본이 벌이고 있는 통화 전쟁의 결과는 아무래도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쪽으로 흐를 것이라고들 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이 강력히 버틸 것이어서 위안화와 엔화의 가치가 오르는 속도는 소걸음일 것이라는 데 리서치센터장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원화도 위안화·엔화 등과 함께 서서히 가치가 올라 연말께는 달러당 1100원 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였다.

달러 약세에 따라 금값은 더 오를 것으로 예견됐다. 올 연말 금값 예상치는 1트로이온스(31.1035g)당 1350~1450달러였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의 12월물 금 선물가격인 1308.3달러보다 4~8%가량 더 오른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유재성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오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투자자들의 금 기대수익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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