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비판한 시로 파면된 양성우 시인, 30년 만에 교단 다시 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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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교단에 다시 서는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렙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75년 2월 12일 광주 YWCA가 주최한 구국 금식기도회에서 시국을 비판하는 시 '겨울공화국'을 낭독했다는 이유로 교사직을 파면당했던 시인 양성우(梁性佑.61.사진)씨. 그는 요즘 다시 교단으로 돌아가 여고생들에게 시와 문학을 가르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광주중앙여고에 복직을 권고했다"는 통보를 지난달 말 받았기 때문이다.

양씨는 "최근 학교 측과 만나 명예로운 복직과 권리회복을 요구했다. 학생들에게 세상의 경험을 나눠 주고 훌륭한 삶을 살도록 힘껏 지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중앙여고 김재열 교장은 "양씨가 원한다면 복직시킬 의향이 있다"며 "다만 지난 30년간의 급여 보상 문제가 걸려 있어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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