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 챔피언스컵 축구] '레알 수원' 이름값 톡톡히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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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남일(右)이 선전 왕훙웨이보다 높이 뛰어올라 헤딩으로 공을 따내고 있다. [서귀포=연합]

'레알 수원'이 화려한 위용을 드러냈다.

한.중.일 클럽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A3 닛산챔피언스컵 첫날인 13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지난해 K-리그 우승팀 수원 삼성이 전반에만 세 골을 뽑아내며 중국 C-리그 챔피언 선전 젠리바오를 3-1로 꺾었다. K-리그 준우승팀 포항 스틸러스는 일본 J-리그 우승팀 요코하마 매리너스와 1-1로 비겼다.

수원은 K-리그 우승 뒤 송종국.김남일.안효연 등 대어들을 잇따라 영입,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날 경기는 '레알(영어로 로열)'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신고식이었다. 지난해 K-리그 최우수선수(MVP) 나드손과 안효연.김대의가 포진한 공격진은 파괴력이 강해졌고 '진공청소기' 김남일도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압박을 수원의 중원에서 재현했다.

초반부터 난타전이었다. 전반 3분 나드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김대의의 패스를 받아 아크 정면에서 선전 수비수를 제치고 통쾌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1분 뒤 안효연의 크로스를 나드손이 헤딩슛, 선전 골키퍼가 쳐내자 쇄도하던 김대의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수원은 전반 6분 선전의 양첸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전반 25분 나드손이 다시 추가골을 넣었다. 나드손은 페널티킥을 골키퍼가 쳐내자 다시 차넣었다. 수원 차범근 감독은 1998년부터 2년간 감독을 맡았던 선전을 상대로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브라질 출신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의 데뷔 무대로 관심을 모은 포항의 경기는 수비수 산토스의 '1인극'에 울고 웃었다. 산토스는 전반 3분 엉성한 패스를 하다 요코하마의 시미즈에게 차단당해 선취골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 19분 남익경의 프리킥을 헤딩골로 연결, 팀을 나락에서 구원했다. 따바레즈.산토스에 이어 공격수 다실바를 영입하고 사령탑까지 브라질 출신이 맡은 포항은 공격적인 삼바 축구로 올 시즌의 기대를 높였다.

이날 요하네스 본프레레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찾았으며 재활 중인 요코하마의 안정환도 관중석에서 관전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엔 2만7573명이 찾아 A3 대회 역대 최다 관중 2만7881명(1회 도쿄 대회.다롄 스더-주빌로 이와타전)에 버금가는 성황을 이뤘다,

서귀포=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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