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주는 부총리, 김계관 제1부상 … 북한 대미·핵협상 라인 승진 잔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북한의 대미 외교와 핵 협상을 주도해 온 강석주(사진 왼쪽) 외무성 제1부상(수석 차관)이 내각 부총리에 임명됐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오른쪽) 외무성 부상은 제1부상에, 차석대표인 이용호 외무성 참사도 부상으로 각각 승진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런 내용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결정을 보도했으나 인사 배경은 언급하지 않았다.

새로 부총리에 임명된 강석주는 북핵 6자회담과 북·미 협상을 총괄해 왔으며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4년 10월 로버트 갈루치 당시 차관보와의 협상을 통해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를 이끌어냈다. 46억 달러 상당의 대북 경수로 지원 사업을 합의문에 포함시킨 당시 협상의 공로로 대대적인 환대를 받았고, 이후 줄곧 막후에서 김정일의 외교 브레인으로 활동해 왔다. 이 때문에 강석주는 외무상보다 더 서방의 주목을 받았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김동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일이 그동안 강석주 라인의 외교에 큰 신뢰를 갖게 된 것이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미 및 핵 협상 라인의 승진 인사는 북한이 대미 관계 개선이나 6자회담 재개에 관심을 나타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 12기 3차회의에서 6명의 총리 중 3명을 소환하고 6명을 새로 임명했다. 강석주의 이번 진입으로 부총리만 10명인 구조를 갖게 됐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