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최대 화두는 물가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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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주당 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은 추석 이튿날인 23일 채소를 들고 국회에 나타났다. 배추·상추 등에 각각 ‘320% 폭등’ ‘1000% 폭등’이라고 적힌 종이를 단 채였다. 그는 “추석 물가 관리는 대참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야 의원들이 전한 올 추석 민심의 화두는 ‘물가 걱정’이었다.

한나라당 서병수(부산 해운대-기장갑) 의원은 “물가가 높고 굉장히 힘들다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같은 당 이병석(포항 북) 의원은 “식당에서 아예 채소 구경을 못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우윤근(광양)의원은 "채소 가격이 올라 차례상 차리기도 힘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같은 당 노영민(청주흥덕을) 의원은 “낙동강을 파헤치면서 대단위 채소밭을 없애 당분간 채소값이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시각까지 있더라”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서민경제 전반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한나라당 송광호(제천-단양) 의원은 “신문을 보면 경제가 많이 좋아진다는데, 서민들이 그 혜택 좀 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아랫목만 따뜻하지 윗목으로 온기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같은 당 서상기(대구 북을) 의원은 “민생대책을 세워 달라는 요구가 강했다”고 했다.

주로 재래시장을 돈 때문인지 ‘기업형 수퍼마켓(SSM)’ 문제에 대한 언급도 많았다고 한다. 민주당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은 “ SSM 관련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는 여야 간에 달랐다. 자유선진당 권선택(대전 중) 의원은 “나라에서는 수출도 잘 되고 G20 정상회의도 유치했다고 자랑하지만 국민은 ‘허풍 속의 빈곤’이라는 말까지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혜 채용 도 주요 비판 소재였다. 노영민 의원은 “그렇게 일자리가 남으면 내 자식 좀 취직시켜 달라”는 ‘비아냥성 민원’을 들었다고 한다. 남양주 시가를 다녀온 자유선진당 박선영(비례대표) 의원은 김황식 총리 후보자의 군 미필 경력과 관련, “‘군대를 안 갔다오면 다 높은 사람이 되는 거냐’ 고 하는 등 공정사회 단어 자체가 희화화되 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우윤근 의원은 "인사청문회 통과기준이 뭔지 헷갈린다는 이들도 많았다”고 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해 추석이나 올 설보다 더 나빠진 것 같지 않다”(박민식·부산 북-강서갑)고 주장했다.

고정애·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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