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깊이읽기] 서구 문명은 동양에서 시작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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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구 문명은 동양에서 시작되었다
원제 The Eastern Origins of Western Civilisation
존M홉슨 지음, 정경옥 옮김
에코 리브르, 456쪽, 1만8000원

세계사의 발전을 서양 문명의 창조적 진화와 동일시 하는 서구중심의 역사관에 반기를 든 책이다. 저자는 서양의 동양에 대한 터무니없는 우월감은 적어도 19세기 이전엔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서기 500년부터 1800년까지 동양의 각종 제도와 과학 기술 등은 서양보다 앞섰으며 그 앞선 제도와 기술이 전파돼 서양 발전의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동양의 토지.노동력.시장에 대한 유럽의 제국주의적 침탈 또한 빼놓아선 안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동양과 서양의 역사 발전이 따로따로 전개된 것이 아니라 서기 500년 이래 이미 상호 교류의 세계화가 활발히 진행됐다는 점을 각종 사례로 보여주는 대목이 돋보인다.

저자는 셰필드대학의 정치학.국제관계학 강사. 서구가 일방적으로 '열등 종족'이라고 규정해 온 동양인의 입장에선 그 자존심을 회복하게 하는 책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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