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길, 급해도 여기선 더 조심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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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4만9626건. 지난해 1년간 무인단속 카메라 한 대가 적발한 교통위반 건수다. 하루 평균 136대의 자동차가 이 카메라에 찍혀 단속된 셈이다.

경찰청이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대해(초선·부산 연제) 의원에게 제출한 ‘2009년 전국 무인단속 카메라 적발현황’ 자료에서 지난해 전국에서 교통 법규 위반 차량을 가장 많이 단속한 무인단속 카메라의 기록이다. 이 카메라가 위치한 곳은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390.4㎞ 지점인 경기도 용인시 수원 IC 부근이다. 9인승 미만의 승용차가 일반 차로의 정체를 피해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다 단속된 경우다.

추석 연휴 기간 중 교통 체증에 지친 승용차 운전자들은 한산한 고속도로 갓길이나 버스전용차로를 달리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그 유혹을 주저앉히는 건 바로 무인단속 카메라다.

전국에서 가장 단속 실적이 ‘뛰어난’ 무인카메라 10대의 존재가 이번에 공개됐다. <그래픽 참조>


지난해 단속 실적 2위를 기록한 곳은 통영~대전 간 중부고속도로 대전 방면 78㎞ 지점(경남 산청군, 산청휴게소 부근)에 위치한 단속 카메라다. 평소 통행량이 적어 속도를 내다가 과속으로 단속된 경우가 대부분으로 4만6096건(하루 126건)이 적발됐다.

3만538건(하루 84건)을 기록해 세 번째로 단속 건수가 많은 평택~음성 고속도로 5.5㎞ 지점(경기 평택시, 청북IC 부근)은 ‘구간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곳이다. 구간단속은 일정 구간의 시작점과 끝점에 단속 카메라를 설치해 차량의 평균속도를 계산해 과속 여부를 판단한다. 단속된 차량 대부분이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고 카메라를 지나치면 다시 속도를 냈다가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무인 단속을 피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캥거루식 운전’도 구간단속 앞에선 소용이 없다”고 밝혔다.

◆신규 카메라를 조심해야=지난해 적발건수가 많은 상위 10곳의 무인단속 카메라 중에는 2008년 시범단속을 한 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단속을 시작한 카메라가 4대나 포함됐다. 경찰 측은 “운전자들이 단속 카메라가 보이는 곳에서만 법규를 준수하고 그렇지 않으면 법을 지키지 않는 걸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교통문화를 정착시켜야 하지만 단속건수가 많은 곳은 예방 차원에서 운전자들에게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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