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 동부센트레빌'재건축 대박' 34평 → 60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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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 최근 입주를 시작한 서울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동부건설은 단지 조경과 시설 보강에 30억여원의 추가비용을 들였다.

4억7000만원짜리가 4년 만에 21억원이 됐다. 지난달 31일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재건축 4년의 투자 성적이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시세에 견줄 수 있다고 해서 화제를 뿌린 이 아파트는 재건축 조합원의 수익이 엄청나'대박 아파트'라는 꼬리표가 하나 더 붙게 됐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은 45, 53, 60평형 805가구로 12층인 옛 주공아파트(21~34평형 551가구)를 재건축한 것이다. 2000년 10월 시공사 선정 당시 34평형 시세는 4억7000만원선.

이 평형 조합원이 입주한 60평형의 현 시세는 로열층 기준 21억원이다. 34평형 조합원이 낸 추가부담금 8420만원을 보태면 재산가치가 280% 늘었다. 당시 조합원 551명 가운데 중간에 팔지 않은 300명 정도가 이런 '대박'을 챙긴 셈이다.

기존 아파트인 인근 선경 57평형은 2000년 10월 7억7500만원(평균)에서 현재 16억4500만원으로 가치가 100% 오른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훨씬 높은 셈이다.

일반분양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2002년 4월 서울 동시분양 당시 254가구 모집에 3만1128명이 신청해 평균 123대1의 경쟁률을 올렸고 45평형 경쟁률은 355대1이었다.

분양가 7억3200만원(로열층)이었던 45평형은 현재 최고 15억원으로, 53평형(분양가 8억6900만원)도 17억원에 이르러 일반 분양자도 많게는 100% 정도의 수익을 챙겼다.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 가운데 프리미엄 상승률이 최고이고 상승금액도 가장 많다.

중층아파트이면서도'대박'을 터뜨린 비결은 뭘까. 무엇보다 시기를 잘 탔다. 2001년 4월 서울시의 도시계획조례 변경에 따라 300가구 이상 재건축단지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야 했지만 '건축심의를 신청한 단지는 제외'라는 경과 규정에 따라 용적률을 무려 297%나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일반분양 가구수 증가로 이어져 분양 수입이 늘면서 조합원의 추가부담금을 1억원 미만으로 떨어뜨렸다.

사업 추진도 빨라 사업비를 크게 줄였다. 2001년 4월 사업승인을 받아내 시공사 선정부터 사업승인까지 6개월밖에 안 걸렸다. 다른 단지들은 조합설립 인가를 받기도 힘든 기간이다.

시공사인 동부건설이 '고정(확정)지분제'의 약속을 지켜 조합원들이 입주 때까지 정해진 추가부담금 외에 한 푼도 더 내지 않았다. 그동안 강남 아파트값이 폭등했으며 단지 앞 타워팰리스가 고공행진을 한 '후광효과'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말한다.

동부건설도 강남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동부건설 박준용 차장은 "타워팰리스보다 마감재가 떨어진다는 불평이 많아 로비를 대리석으로 깔고 조경 수준도 높였다"고 말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일반주거지역 종 세분화, 소형 평형 의무비율, 후분양제, 개발이익 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사례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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