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8월 물가 22개월 만에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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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중국의 물가가 두 달 연속 당국의 통제목표선(3%)을 넘어섰다. 8월 물가는 2008년 10월(4% 상승) 이후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국가통계국은 8월 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상승했다고 11일 발표했다. 7월(3.3%)에 이어 두 달 연속 3% 선을 넘은 것이다. <그래픽 참조>

통계국 관계자는 “홍수 등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식품 가격이 7.5%나 급등하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의료비(3.3%)와 주거비용(4.4%)도 많이 올랐다.

통계국이 당초 통계발표 예정일(13일)을 이틀 앞당겨 전례 없이 토요일에 물가 통계를 발표한 데 대해 시장에서는 “당국이 금리인상의 근거를 찾으려는 것 같다”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통계국 측은 “통계를 가능한 빨리 발표해 많은 사람이 통계 결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리인상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물가상승률(3.5%)에 턱없이 못미치는 정기예금 금리(1년짜리 2.25%)로 인해 장기간 마이너스 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물가 불안이 커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 자금이 실물경제 부문으로 빠르게 유입되면서 8월의 산업생산(13.9%)과 소매판매(18.4%)는 전년 동기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과열 조짐도 보였다. 금리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2007년 12월 이후 계속 동결된 기준금리를 올릴 때가 됐다고 본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교수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3분기 물가가 3.7%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인상에 대한 심리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리인상은 아직 때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금리인상에 부정적인 전문가들는 “자연재해로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8월 물가가 뛰었지만 10월 이후에는 다시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싱예(興業)증권 루정웨이(盧政委) 수석경제분석가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단언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통계국 측은 “1~8월 누적 평균 물가는 2.8% 상승했으나 연평균 물가는 3% 안팎에서 안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마이너스 물가 추세가 올 들어 상승세로 반전하자 1, 3, 5월 세 차례에 걸쳐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했으나 금리인상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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