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돔, 굴비·갈비 '투톱'에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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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굴비'와 '갈비'는 명절 선물의 대명사로 통했다. 그러나 이젠 선택할 품목이 하나 더 늘었다. 제주 특산물로 뭇 사람에겐 덜 알려졌던 옥돔이다. 유통업계에선 2003년 이후 옥돔 판매가 부쩍 늘고 있다고 했다." 굴비 한 마리당 1만원짜리를 기준으로 한다면 무게가 같은 옥돔은 5500원 정도 된다"는 것이 인터파크 남창임 주임의 말이다.

특히 제주도는 제주산 옥돔에 'FCS(fresh clean safe) 인증마크'를 부착하는 등 도 차원에서 '옥돔' 판촉에 나서면서 옥돔의 대중화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아직까지 선물시장의 생선 부문에서 굴비 대 옥돔의 비율은 80대 20 정도다. 그러나 롯데마트 수산팀 주원철 바이어는 "판매 신장률은 옥돔이 굴비보다 훨씬 높다. 올 설 옥돔 매출은 지난해 설보다 약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굴비 선물세트는 10미(마리).20미.40미 등 10마리 단위로 수량이 정해져 있다. 반면 옥돔은 무게를 기준으로 해 마릿수가 포장마다 조금씩 다르다. 굴비는 묶음 형태로 포장하지만 옥돔은 개별 포장한 뒤 다시 선물 포장한다. 굴비와 옥돔 모두 바로 냉동보관하는 것이 좋고 6개월까지는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다. 법성포 굴비와 제주 옥돔의 매력을 비교해 봤다.

◆'밥 도둑' 법성포 굴비=굴비는 참조기를 소금으로 간한 뒤 말린 것을 말한다. 노릇노릇 구운 굴비 한 마리면 밥 한 공기를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 '밥 도둑'이라고 불린다.

전남 영광군의 법성포 굴비를 최고로 쳐준다. 영광군은 그 이유를 ▶법성포 앞바다에서 잡히는 참조기가 유난히 기름지고▶말리는 자연환경이 좋고▶좋은 천일염으로 간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올 설 굴비값은 예년보다 10% 정도 싸다. 지난해 참조기가 많이 잡혔기 때문이다. 영광군이 운영하는 영광굴비 특품사업단 관계자는 "이렇게 많이 잡히기는 20~3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특품으로 꼽히는 큰 조기는 예년보다 덜 잡혔고, 작은 조기는 더 잡혀 선물세트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동지사리' 굴비 세트는 동짓날 전후에 잡힌 참조기로 만들었다. 이때 참조기는 겨울을 나기 위해 먹이를 많이 먹어두기 때문에 육질이 단단하고 기름기가 많다고 한다. 가격은 16만~25만원. 롯데닷컴(www.lotte.com)의 '참굴비수산 통보리굴비 1호'(15만원)는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굴비를 말려 통보리 속에 묻어두는 방식대로 만들었다.

◆'진상품'인 제주 옥돔=제주에서 생선은 옥돔을 뜻한다. 갈치는 갈치이고 고등어는 고등어지만, 옥돔은 그냥 생선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제주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얘기다. 조선시대 제주 옥돔은 수랏상(임금님 밥상)에 오르는 진상품이었다. 옥돔의 친척뻘 되는 옥두어는 흑돔 또는 백돔이라고 부른다. 등 부분의 비늘이 검은 바탕에 흰색이 드문드문 있어 흑돔 또는 백돔이라고 한다. 옥돔을 이들과 구별해 홍옥돔이라 부른다.

올해 어획량이 평년에 비해 약간 저조해서 값은 지난해보다 10% 정도 올랐다. 수협 중앙회 제주 가공공장에 따르면 1㎏에 2~3미(마리)인 상품은 4만1000원, 4미인 중품은 3만7000원, 5~6미인 하품은 2만5000원이다.

옥두어는 옥돔과 비슷하게 생겼다. 옥돔은 꼬리 지느러미에 5~6개의 노란 선이 있는데 옥두어에는 없다. 최근 옥돔이 인기를 끌자 중국산을 제주산이라고 속여 파는 경우도 많다. 중국산은 노란색 선이 제주산에 비해 선명하지 않다.

현대백화점의 '현대특선 명품 옥돔 세트'는 제주산 '당일바리'로 만들었다. 잡은 날 바로 손질을 했다고 해서 '당일바리'로 불린다. 갯바람을 쐬면서 말리고 수분 함량 75%에 맞춰 일반 옥돔보다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3kg에 32만원. 롯데백화점의 '명품 녹차옥돔세트'(4㎏.30만원)는 제주 모슬포 수협이 잡은 옥돔에다 천일염과 보성 녹차 가루를 뿌려 만들었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실속(7만5000원).중저가(9만9000원).고가(10만~13만5000원).최고가(15만~29만원) 등 다양한 가격대의 제주옥돔 세트를 마련했다.

이마트의 '제주 명품 홍옥돔세트'는 8만8000~15만8000원. 롯데마트의 '정선 옥돔세트'(9만원)는 한 마리씩 개별포장 돼 있어 요리하기 편하다.

이철재 기자

*** 좋은 옥돔을 고르려면

-붉은빛을 띠는 것을 고른다.

-크기가 일정한지 포장 속을 살펴 본다.

-크다고 다 좋은 게 아니다. 한마리당 350~600g짜리가 가장 맛
이 좋다.

*** 옥돔을 잘 보관하려면

-그대로 냉동 보관하는 게 좋다. 해동된 뒤 다시 냉동하지 않는다

-포장을 뜯은 뒤 남은 것은 지퍼백이나 비닐로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하면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 좋은 굴비를 고르려면

-배나 아가미에 상처가 없고 비늘이 많이 붙어 있는 굴비를 고른다

-특유의 노란빛을 띠고 있는지 살핀다

-머리는 둥글고 두툼한 것이 좋다

-이상한 냄새가 나면 제대로 말린 굴비가 아니다

-묶음의 크기가 일정한지, 원산지.가공지 표시는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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