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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호 “경영진 3명을 혼내는 자리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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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경영진 세 분을 혼내는 자리였다.”

신한금융지주의 위성호 부사장은 9일 일본 나고야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설명회 직후 기자들에게 회의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이날 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수행해 나고야의 주주 설명회에 참석했다.

그는 “신 사장 해임과 관련된 안건이나 고소 취하 여부에 대해선 논의되지 않았다”며 “이사회 안건은 이사들이 결정할 일이며 권한도 이사회에 있다”고 언급했다.

위 부사장은 “이사회 일정은 오늘 주주 설명회 내용을 참고해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며 “안건은 반드시 이사회 일정을 통보하면서 함께 통보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 발표 전에 이사회를 열 수 있는지를 묻자 “물론 그렇다”고 답해 안건에 관계없이 이사회를 강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위 부사장에 따르면 이날 주주들은 설명회 초반 사전에 상의 없이 신 사장을 고소한 것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 신한은행장은 “많은 사람과 상의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시간이 갈수록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은 이롭지 못하고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 힘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주주들은 라 회장 등 3명의 최고경영진들에게 이 사태를 하루빨리 수습하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도 주문했다.

또 개별적으로 언론 접촉을 자제하자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정제되지 않은 개별 주주들의 입장이 언론을 통해 나가면서 오히려 신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동포사회가 마치 내분돼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신상훈 사장은 다소 다른 설명을 했다. 그는 “사외이사 4명에게 위임한다는 결정이었다”며 “재일동포 주주들의 말씀은 이사들이 대표니까 그들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주주들의 의견은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설명회가 공정했느냐는 질문엔 “공정할 수가 없다”며 “고소 취소 문제는 의견이 분분해 (하나로) 모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타협안으로 신 사장의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하는 방안에 대해선 “주주들은 직무정지나 해임을 똑같이 본다”며 선을 그었다.

 나고야=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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