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미군, 재미 삼아서 민간인 사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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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일부 미군들이 재미 삼아 민간인을 죽이고 희생자의 손가락을 전리품으로 모으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9일 보도했다.

칸다하르 지역에 주둔한 스트라이커 보병여단의 캘빈 깁스 하사 등 미군 5명은 이른바 ‘킬 팀(kill team)’을 만들어 올 1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3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6월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수류탄을 던진 뒤 소총으로 사격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깁스 하사는 “수류탄을 던지면 사람들을 쉽게 죽일 수 있다”며 동료들을 부추겼다. 이들은 증거인멸을 위해 현장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반군을 사살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사체 옆에 칼라슈니코프 자동소총을 놓아 두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은 희생자의 손가락을 기념품으로 모으고 사체 옆에서 기념사진까지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범행은 5월 같은 부대의 한 신병이 ‘킬 팀’의 해시시(대마초의 일종) 흡연 사실을 상관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재미 삼아 민간인들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이달 말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들은 사형 또는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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