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차보험 3년 만에 20배 성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벤처캐피털에 근무하는 나모(34)씨는 올 초 자동차보험을 일반 보험회사 상품에서 온라인 전문회사인 교보자동차보험으로 바꿨다. 2003년식 쏘렌토를 타고다니는 그가 새로 내는 보험료(대물 1억원, 부부한정특약 등 포함)는 약 42만원으로 예전 보험료보다 13%(6만원) 가량 싸다.

나씨는 "지난해까지 보험사에 다니는 친구 때문에 오프라인 보험을 들었지만 최근 보험료를 비교해 보고 온라인 보험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교보자동차보험이 온라인 보험을 처음 선보인 2001년 온라인 보험료 수입은 263억원에 불과했지만 2003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에는 3591억원으로 커졌다.

2004년의 경우 3분기까지(2004년 4~12월) 보험료 수입이 5790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3년 만에 20배를 훌쩍 넘어섰다. 전체 자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2001년 0.4%에서 2004년 7.9%로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승용 다음다이렉트자보 경영지원본부장은 "영국.일본의 경우 온라인 자보시장 점유율이 40~50%에 달한다"며 "한국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기 비결=고객이 대리점이나 보험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기존 자보와 달리 온라인 자보는 고객이 전화나 인터넷으로 보험회사에 직접 접촉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고객과 보험사가 직접 접촉한다고 해서 '다이렉트 보험'이라고도 한다.

중간 유통단계가 없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대리점 운영비, 판매원 수당 등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처럼 유통비용이 줄기 때문에 오프라인 보험보다 10~38% 싼 상품을 내놓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과 초고속 인터넷망도 온라인 자보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온라인 자보 시장 점유율은 교보자보가 55%로 가장 많으며 제일화재(13%), 다음자보(11%), 교원나라(9%), 대한화재(8%) 순이다. 또 13개 손해보험사 중 삼성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회사가 온라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

◆문제점과 가입 요령=온라인 자보는 고객을 대신할 보험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사고 신고.처리, 계약 변경, 재가입시 보험료 비교 등을 고객 스스로 해야 한다. 설계사를 만나지 않고 콜센터나 인터넷 상담을 통해 직접 계약하기 때문에 자동차와 보험의 기본 상식을 알아야 본인이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온라인 자보 고객은 인터넷을 쉽게 이용하고 자동차 관련 정보도 잘 아는 30~40대가 주류다. 온라인 자보 고객 중 30~40대의 비중이 70%로 오프라인보다 20%포인트 높다.

일부 온라인 보험사의 경우 보험업무를 시작한 지 1~2년에 불과해 전문 보상인력이 부족하고 전국적인 보상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