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의 중국 산책] 중국 알기에 왜 교과서가 필요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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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맨 땅에 헤딩하기'라고.
수교 18주년이 지나고,
한해 400~500만 명의 한국인이 중국을 찾건만,
중국과 관련된 일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늘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중국과 관련된 기본정보를 제대로 정리한 책이 없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 생활 하면서 학창 시절이 그리운 건 교과서 때문일 것입니다.
학창 시절엔 매 과목마다 교과서가 있어서 우선 그것을 잘 공부하고,
관심의 정도에 따라 좀 더 심화 학습을 하면 대개의 경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사회에 나오면 각 분야마다 교과서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리저리 깨지고 부딪치며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출혈은 크고 시간 또한 많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렀을 때에는
그렇게 힘들여 얻게 된 정보와 지식, 노하우를 공짜로 내놓기가 아까워
자기만의 몫으로 간직하고 맙니다.
이때문에 후임자에게 건네는 서랍은 늘 텅비어 있기 마련이구요.
한국의 중국 연구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봅니다.
교과서와 같은 기본서 보다는 눈길 끄는 테마서 출판이 대세였습니다.
중앙일보 중국연구소는 힘은 많이 들었지만
중국 이해와 알기의 기본서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이번에 '차이나 트렌드 2010~2011'을 출판하게 됐습니다.
크게 3부로 나뉩니다.
1부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중국을 유심히 살펴봐야 할 11개의 주제를 선정해
모두 11편의 글을 실었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썬톤차이나센터의 리청 박사와
정융녠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가 필진으로 참여한 건 큰 힘이 됐습니다.
2부에는 중국의 기본 자료가 수록돼 있습니다.
당, 정, 군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중국을 이끄는 리더와 31개 성, 시, 자치구 리더는 어떤 사람인지를
정리했습니다.
3부는 한중 관계입니다.
수교 이후 한중 관계를 연도별로 정리했고,
특히 한국의 중국 전문가 303명을 경제와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역사,
철학, 문학, 어학 등 분야별로 나눠
일반인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쉽게 그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일이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기에 했습니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독자들께서
'이 책 한 권이면 우선 중국에 대한 기본기는 다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끔 만들자는 그런 욕심을 내 보았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더 새로운 분석과 자료를 결합해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애정 어린 지적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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