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 일단 성공] '제2 건국'이라크인 손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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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라크 총선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투표율이 60%를 넘어 합법적인 새 정부가 출범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등 국제사회도 "예상보다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라크 내에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정국이 안정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 자신감 생긴 이라크=이라크 전역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지만 총선은 대형사고 없이 끝났다.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는 지난달 30일 "테러는 오늘 패배했다"며 "이제 차기 정부의 유일한 목표는 안전을 이룩하고 정치과정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에 참여한 이라크인들은 유혈사태와 테러위협 속에서도 이라크의 운명을 결정할 정치일정을 치러냈다는 데 기뻐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주권행사를 통해 다음달 출범할 제헌의회와 임시정부의 앞날을 축복하고 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 등 전 세계 지도자들은 이라크 총선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알라위 총리와 국민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서구 국가는 물론 중동국가들도 "이라크의 정치재건 및 민주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 종파.민족 갈등 본격화=각국 지도자들은 그러나 "이라크 차기 정부가 여전히 많은 국내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를 거부한 수니파를 정치일정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큰 문제라는 것이다. 앞으로 "이라크 내 종파.민족 간 갈등이 보다 극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정치일정을 주도했지만 이제 이라크인들의 손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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