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각자의 개성이 담긴 방법으로 1000만원씩을 기부하기로 약속한 ‘1004클럽’ 회원이다. 지난해 12월 이 모임을 운영하기 시작한 희망제작소는 31일 “회원 수가 102명이 됐다”고 밝혔다. ‘1004’는 모임의 회원 수 목표이자, 숫자의 발음대로 천사(angel)를 뜻한다.
이 클럽의 60번째 회원인 성명숙 원장은 본인을 포함한 가족 5명 모두가 1004클럽 회원이다. 성 원장 가족이 약속한 기부금은 모두 4000만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600여만원을 기부했다. 성 원장은 “매일 아침 찡그린 얼굴로 병원을 찾는 첫 번째 환자의 고통이 희망으로 바뀌는 셈”이라고 말했다.
구두 수선을 하는 회원 이창식(53)씨는 모금함을 만들어 하루에 한 켤레씩 구두 수선비를 모은다. 모금의 취지를 들은 손님들이 기부금을 보태기도 한다. 이씨는 “매일 기부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장애인 딸을 둔 한 남성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는 “앞으로 딸이 살아갈 세상이 더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며 적금을 들기로 했던 돈으로 기부를 시작했다.
기부금은 희망제작소의 봉사 및 연구 활동에 필요한 적립금으로 쌓인다. 구체적으로는 지역사회에서 교육 활동을 하고 노인 복지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사회 현안에 대한 세미나·포럼을 여는 데 쓰인다. 모금을 담당하는 이선희 연구원은 “회원들은 다양하고 재미있는 모금 방법을 스스로 개발해 실천하면서 기부의 재미와 보람을 동시에 느낀다”며 “1004개의 씨앗이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