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점검] 1조원씩 투자했을 때 주택건설이 반도체보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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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 경기 침체가 내수 침체의 진원지다."

주택건설 투자가 부진해지면서 가구.목재.조명.타일.인테리어.이삿짐 운송.부동산 중개 등 관련 산업 경기도 함께 가라앉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주택건설 투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반도체.자동차.조선업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경기 침체가 내수 침체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는 의미다.

주택산업연구원이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반도체.자동차.조선.주택건설의 파급효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생산효과만 자동차가 가장 클 뿐 부가가치.고용.취업 등에서는 주택건설이 앞선다.

특히 주택건설에 1조원을 투자했을 때 신규 취업자(피고용+자영업)는 2만7383명으로 반도체의 5.16배, 자동차의 1.88배, 조선의 1.91배에 이른다. 주택건설 분야뿐 아니라 ▶소비재업 851명 ▶기초소재업 2211명 ▶서비스업 5342명 등 다른 업종에서도 취업자를 만들어낸다. 공사장 하나가 하청업체.골재업체, 음식점 종사자와 현장 근로자 등 많은 식구를 먹여살리기 때문이다.

건설업은 단순노무인력이, 반도체 등 제조업종은 숙련인력이 고용된다. 따라서 건설업 경기가 나빠지면 서민층이 대부분인 단순근로자 등의 서민경제가 바로 어려워진다. 건설시장과 밀접한 부동산거래시장도 위축된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경기불황 등을 이유로 문을 닫은 중개업소는 하루 46.1개 꼴인 1만5411개로 전년 동기보다 82.5% 증가했다.

1조원을 투자했을 때 부가가치는 주택건설업에서 직접적으로 4145억원이 창출되고 기초소재업종 및 생산자서비스업종 등 다른 부문에서 4464억원이 추가로 생겨 모두 8309억원어치가 유발된다. 반도체(4970억원), 자동차(7286억원), 조선(6823억원)보다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주택건설에 대한 투자액은 19조9237억원 정도로 추산됐다. 2003년의 32조7139억원보다 12조7902억원(39.1%) 줄었다. 이에 따라 없어진 일자리가 30만1873개며, 국내 산업생산은 27조원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주택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기준 4.9%로 도로건설 등 비(非)주택 건설산업까지 합치면 17.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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