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가다 모신 지 7개월 … 서울, 4년 만에 챔프 ‘점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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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4년간 무관에 시름하던 FC 서울이 넬로 빙가다(57·사진) 감독의 실리축구를 앞세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서울은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 현대와 2010 포스코컵 결승전에서 데얀과 정조국에 이어 이승렬까지 골 행진을 펼치며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2006년 삼성하우젠컵 이후 4년 만에 리그 컵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특히 포르투갈 출신의 빙가다 감독은 서울 감독 부임 후 7개월 만에 우승을 이끌며 외국인 지도자 최단 기간 우승의 새 역사를 썼다. 이전 기록은 1991년 대우 로얄즈 지휘봉을 잡은 헝가리 출신의 베르탈란 비츠케이 감독이 세운 10개월이었다.

서울이 2004년 안양에서 연고를 옮긴 후 거둔 우승은 2006년 컵대회뿐이었다. 2007년 지휘봉을 잡은 세뇰 귀네슈 감독은 박주영(모나코)·이청용(볼턴)·기성용(셀틱) 등 스타들을 앞세워 화려한 축구를 선보였지만 단 한 대회도 우승하지 못했다. 하지만 빙가다 감독은 화려함 대신 실리를 택했다. 올 K-리그에서는 최소실점(16경기 13실점)으로 수비를 탄탄히 다졌다. 올 초 울산과 포항에서 현영민과 최효진을 영입하며 좌우 풀백을 강화한 덕분이었다. 선제골을 터뜨리면 단 한 번도 패하지 않는 무패 전통을 만들었다. 서울은 이날까지 선제골을 넣은 17경기에서 무패(16승1무)를 달렸다.

이날 경기는 폭염 때문에 녹거나 누렇게 말라 죽어버린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변수였다. 지면이 울퉁불퉁하다 보니 결국 공중전에 승부가 걸려 있었다. 서울은 장신 공격수 데얀(1m87㎝)이 후반 2분 제파로프의 코너킥을 골지역 정면에서 머리로 받아 넣어 균형을 깼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후반 10분 정조국이 왼발로 쐐기를 박았다. 정조국은 경기 종료 직전 이승렬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맹활약했다.

한편 김호·파리아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그랜드슬램(정규리그·FA컵·리그컵·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렸던 최강희 전북 감독은 대기록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서울은 우승 트로피와 상금 1억원을 받았고, 준우승을 거둔 전북은 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결승골을 뽑은 데얀은 6골(7경기)로 득점왕에 올랐다.

전주=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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