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수익 상품 겉과 속] 주식보다 덜 위험… 실적은 천차만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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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저금리로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20~50%대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은행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주로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면서 원금의 손실 가능성을 줄이려는 상품들이다. 그러나 여건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구조의 상품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상품들이 고수익=신한은행은 프라이빗뱅크(PB) 고객들 위주로 미국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아세안 주식형 펀드를 지난해 10월부터 팔고 있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의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판매 이후 지금까지 3개월간 수익률이 11%였다. 연간으로 따지면 46%에 이르는 셈이다. 같은 기간에 팔았던 슈로더 운용사의 유로 주식형 펀드도 연환산 수익률이 33%였다.

신한은행 시너지영업추진부 나일흠 과장은 "미국의 성장 둔화로 아시아 증시의 인기가 높아졌고, 유럽의 경우 상대적으로 싼 주가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호하면서 수익률이 좋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8월부터 원금은 보장되지 않지만 고수익을 목표로 한 수억마련펀드(코스피 200내 업종별 대표 기업에 투자)와 삼성인덱스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에 투자)를 내놓아 6개월 만에 각각 15%와 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간 수익률로 따지면 30%와 50%에 이른다.

하나은행은 24일부터 지수 플러스 정기예금을 10일간 판다. 원금을 100% 보장하면서 참고로 하는 해외의 헤지펀드 지수가 45% 미만으로 상승하면 3년간 최고 연 27.28%의 수익률을 내는 구조다.

◆고수익만 쳐다보다가는 낭패=이들 상품이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렸던 것은 투자 주식의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에 주로 투자하면 주가 변동에 따른 투자위험도 그만큼 크다. 고수익이 되레 손실로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한은행 박형선 차장은 "수익률이 거꾸로 마이너스 30%대를 기록할 수도 있다"며 "손실을 줄이기 위해선 분산 투자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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