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교육·인성교육 강조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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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중·고교 교육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흔쾌히 이사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교육부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정원식(鄭元植·73)전 총리가 부산시내 중·고교 재단이사장을 맡기로 했다.

鄭전 총리는 28일 낮 12시 브니엘고·브니엘여고·브니엘예술중·브니엘예술고 등 4개 학교를 산하에 두고 있는 브니엘학원 이사장에 취임한다.

그는 "미래에 대한 가치관과 인격이 청소년기에 형성되기 때문에 이 기간의 교육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취임하면 인간교육·인성교육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상담원 고문으로 청소년 문제에 대한 상담과 강의를 하고 있다.

브니엘학원은 1958년 기독교계 인사들이 세운 학교로 외환위기 당시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에서 금정구 구서동으로 옮겨가면서 부도를 냈다. 이후 관선이사가 학교를 이끌어 왔다.

학교측과 기독교계는 재단의 건학이념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선 명망있는 원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鄭전 총리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鄭전 총리는 "브니엘학원은 부산 중·고교 교육의 선도 역할을 해왔으나, 학교 이전 과정에서의 문제로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며 "재단과 교직원·학부모들이 힘을 모으면 옛 명성을 곧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3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와 7층 건물의 도서관을 신축하는 등 교육시설의 개선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또 교직원 연수를 강화하고, 학생들을 상대로 자주 강의할 예정이다. 학교가 발전하려면 교직원과 학생들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믿음에서다.

鄭전 총리는 "부산에 상주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1주일에 하루나 이틀 부산에 머무르면서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일상적 업무는 상임이사가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해도에서 태어난 鄭 전총리는 서울대 사범대(학사)·미국 조지 피바디대(석·박사)를 나온 뒤 교육부 장학관·서울대 교수·교육부장관·국무총리·대한적십자 총재 등을 역임했다.

한편 브니엘학원은 이번에 새 이사로 안택수 감사원 감찰국장·양인평 전 부산고법원장·전용태 전 부산지검장·정필도 수용로교회 목사·변연계 부산대 교수·박성수 명지대 교수 등 10명을 선임했다.

브니엘학원 측은 "새 이사진을 유명 사립대의 이사진보다 더 명망있는 인사들로 구성했다"며 "학교 발전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chungy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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