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보다 후보" 전북 장수의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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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전북 장수군수 보궐선거 결과가 민주당 내에 회자되고 있다.

노무현 당선자에게 85.5%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낸 지역 민심이 군수선거에서는 민주당과 전혀 관계가 없는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군수 보선에는 세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때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됐던 최용득 전 군수가 배우자의 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상실하자 사퇴 뒤 재출마라는 편법을 택했다.

崔씨는 민주당의 재공천을 희망했지만 민주당은 선거법 위반자를 다시 밀어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崔씨의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이경해씨를 후보로 내세웠다. 결과는 이들에 맞서 무소속으로 나선 축협조합장 출신의 장재영씨의 승리였다. 張씨는 전체 유효투표의 37.2%를 얻어 崔후보(32.5%)와 李후보(28.2%)를 물리쳤다. 낙선한 두 후보의 표를 합쳐도 盧후보 지지 중 25.5%포인트가 민주당 지지에서 이탈한 셈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결과를 교훈으로 삼으라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 개혁파 의원은 "이번 대선 승리는 새로운 정치를 해온 盧당선자에 대한 지지였을 뿐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아니었다"며 "호남 지역 민심마저 민주당을 외면하고 있는 만큼 당이 뼈를 깎는 변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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