毒이 藥된 '노무현 흔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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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행운'이 민주당에서 화제다.

김경재(金景梓)홍보위원장 등은 20일 과거 통념으론 정치적 악재들이 盧당선자에겐 호재로 둔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민석(金民錫)전 의원과 이인제 자민련 총재권한대행·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의 경우를 들었다.

지난 10월 '鄭대표와의 후보 단일화'를 명분으로 내건 金전의원의 탈당은 盧당선자의 당내 입지를 극도로 위축시켰다. 당내 반노(反盧·반 노무현)세력의 '노무현 흔들기'도 노골화됐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희망 돼지'가 날개 돋친 듯 배포되고 후원 계좌에 67억원의 후원금이 밀려들었다. 바닥을 헤매던 지지율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李대행의 탈당은 일주일 전 어렵게 이뤄낸 鄭대표와의 단일화 효과에 찬물을 끼얹는 듯했다. 충청권 표심에도 악영향이 예상됐다. 그러나 개표 결과 '명분 없는 탈당'에 대한 역풍이 거세지면서 盧당선자는 충청권에서 DJP연합 때보다 큰 승리를 거뒀다.

투표일 1시간30분 전에 발표된 鄭대표의 '지지 철회'는 전화위복의 대표적 사례다. 盧당선자 지지층의 단결을 촉진시켰고 무엇보다 '국정 공동 운영'과 '정책 공조'에 대한 부담을 털어버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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