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와 개인을 통해 미술과 역사를 생각하는 '진화 속의 삶'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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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경희대 교수는 "미술은 역사의 표정이며,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이자, 역사와 만나는 직접적인 통로이다."라고 지적하면서, "역사를 만나러 미술관에 간다."라고 밝혔다. 미술과 역사가 직접적인 연관성을 맺는다는 말이 좀 생경하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미술은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술은 한 시대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 시간과 지리적 한계를 넘어 인류 전체에 감동과 영향을 미치는 미술도 적지 않지만, 그것 역시도 그 시대를 담고 있다. 그 속에 깃든 정신이 의미성을 가지며 재해석된다면 시간과 지리적 한계를 넘은 생명성을 가진 이른바 명작이 된다.

2010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는 '진화 속의 삶'이다. 진화는 역사를 말한다. 이 역사는 흔히들 말하는 글자 등으로 기록된 역사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진화를 넘어 지구의 진화를 가리킨다. 한 인간은 생명의 시작부터 끝을 가지는 유한한 존재이지만, 그 개체의 집합인 인류는 그 끝이 언젠가는 있겠지만, 그 시기는 인간이 계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결국, 끝없이 진화하는 존재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또한, 진화는 발전을 의미하며, 그 이면에는 멸종이 도사리고 있다.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한 존재는 살아남지만, 그 반대는 도태된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미술사는 한 시대를 장식한 수많은 미술사조가 생성•발전•퇴보한 역사의 기록이다.

그 시대가 낳은 미술은 그 시대의 정신을 감성으로 표현하며, 인류 발전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한다. 미술사학가인 야코프 부르크하르트는 "예술과 문화는 박제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인간정신의 축적이자 표현이다."라고 지적한 바가 있다.

이것은 개인의 삶 역시 다르지 않다. 한 인간은 출생해서 사망할 때까지 셀 수 없는 다양한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이 개인의 삶이 어떤 의미에서는 작품을 만든 미술가라고 볼 수 있다. 미술가 개인의 감정이 시대정신과 어우러져 만들어진 것이 작품이다.

그렇다면, 부산비엔날레와 '진화 속의 삶'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국 제일의 항구도시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 자연이 잉태한 생명이 올라온 뭍이 바로 부산이다. 생명의 기원을 상징하는 부산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 자체가 '진화 속의 삶'이라고 볼 수 있다.

영국의 천문학자인 토머스 골드는 "우주의 팽창이 최대에 도달했을 때 시간은 거꾸로 흐르기 시작한다."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골드의 말이 옳다면, 우리는 보통의 우주 속에 사는지, 아니면 역전된 우주에 사는지 알 수가 없다. 시간이 전진하고 있는지 후퇴하고 있는지 판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불명확함처럼 인간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지만, 그 방향은 알 수 없다.

2010 부산비엔날레는 인간과 인류, 그리고 미술이 갖는 의미와 그것들이 가리키는 방향에 대해 고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2010부산비엔날레 홈페이지 : http://2010.busanbiennale.org/
2010부산비엔날레 블로그 : http://blog.naver.com/bs_biennale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한 보도 자료입니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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