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TV광고 쌍쌍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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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소비자들의 눈에 띄어야 한다는 것은 광고의 첫번째 과제다. 하지만 하루에 수백편씩 방영되는 광고 가운데 주목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동안 유행하던 코믹·엽기 광고에 뒤이어 최근 눈에 띄는 것은 선남선녀가 등장하는 광고들이다. 그것도 한명이 아닌 둘 이상의 멋진 모델이 등장한다. 소망화장품의 '꽃을 든 남자'는 안정환과 김재원이라는 미남 모델을 한 화면에 내보냈다. 월드컵 영웅이자 미남 스타인 안정환과 '살인 미소'라는 별명을 얻으며 젊은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탤런트 김재원은 누가 더랄 것도 없는 막상막하의 스타들이다.

이 광고를 통해 '꽃을 든 남자'의 컬러 로션은 20대 남자들 사이에서 남성화장품 인지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남녀 커플이 주로 등장하던 광고에 남남(男男)커플이 등장한 것도 이 광고가 눈길을 끈 이유였다.

이 광고를 통해 '꽃을 든 남자'의 컬러 로션은 20대 남자들 사이에서 남성화장품 인지도 1,2위를 다투고 있다. 남녀 커플이 주로 등장하던 광고에 남남커플이 등장한 것도 이 광고가 눈길을 끈 이유였다.

만도의 김치냉장고 딤채는 지난달부터 광고 모델을 셋으로 늘렸다. 원래 배우 이미연 혼자 출연하는 광고였지만 새 광고에서는 배우 신은경이 이미연과 함께 등장했다. 또 이미연과 송강호가 커플을 이루는 광고도 함께 방영되고 있다.

빅 모델을 둘 이상 기용하는 투톱(two-top)광고가 늘고 있다.

유명인을 광고에 등장시키는 빅 모델 기법은 가장 쉽고 빠르게 제품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여기에 빅 모델을 둘 이상 고용할 경우 한 사람의 모델이 등장하는 광고보다 인지도가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다.

둘 이상의 모델이 등장할 경우 자연스러운 비교광고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우 콤비 김치냉장고 '진품'은 지난달부터 전 KBS 아나운서 황현정과 탤런트 김원희를 내세운 광고를 제작했다. 이 광고는 김원희가 황현정이 가진 김치냉장고를 부러워하는 내용이다.

코래드 양지연 차장은 "김치냉장고 부문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소비자들에게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두명의 모델을 기용했으며 간접적인 비교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빅 모델을 두명 이상 기용한 광고 가운데는 두명이 한꺼번에 등장해 눈길을 끄는 방식 외에도 각각을 주인공으로 하는 광고를 따로 제작해 같은 기간에 방영하는 이른바 멀티 스폿(multi spot) 형식을 취한 것이 많다. 동서식품은 '맥심'커피 광고를 이달부터 이미연과 이정재가 출연하는 작품을 각각 따로 제작해 방영 중이다. 이전에 고소영과 한석규가 함께 출연했던 것과 달라진 점이다.

영화배우 전지현과 이영애가 출연한 프리미엄 샴푸 '엘라스틴' 광고는 긴 머리편과 단발 머리편이 따로 방영됐다. 이영애·배용준이 출연한 LG카드, 정준호·장진영의 현대카드도 남녀편이 따로 방영돼 화제를 모았다.

이같은 멀티 스폿 광고는 하나의 광고로 두 가지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같은 광고를 반복해 보는 것보다 신선한 느낌을 유지할 수 있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경우 3개월 동안 한 광고를 세번 정도 보면 광고를 인지하기 시작하고, 10번 이상 보면 싫증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러 편의 광고를 제작해 동시에 틀면 한 제품의 광고를 10번 이상 본다 해도 싫증을 덜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10억원의 광고비를 남녀편에 5억원씩 나눠 집행할 경우 시청자들이 광고를 두편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10억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들의 광고 물량이 늘어나면서 활발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LG애드 관계자는 "전에는 한달에 15억원 정도의 광고비를 쓰면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별 무리가 없었지만 최근에 다국적 기업과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광고전에 뛰어들면서 월 20억∼30억원씩 광고비를 지출해도 눈에 띄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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