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동산 상품별 전망]오피스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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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오피스텔]올해 공급된 오피스텔 물량은 사상 최대였다. 서울·경기지역에 지난해의 배가 넘는 8만2천여실이 공급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수요 증가를 등에 업고 주거형을 중심으로 분양이 호황을 맞았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아파트분양시장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틈새 상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공급 과잉 우려가 높아졌고 지난달부터 오피스텔 시장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존 오피스텔도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전·월세가 떨어져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염두에 둔 수익형 부동산으로 자리매김하기 쉽지 않게 됐다.

올해 입주물량도 1만5천여실로 지난해 6천여실의 1.5배 수준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전·월세가 10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분양가 이하의 분양권 매물이 수두룩하고 일산 등지에서는 기존 오피스텔도 분양가 이하 매물이 쌓이는 실정이다.

분양 물량이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면 내년 4만1천여실, 2004년 6만6천여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내년부터 오피스텔 시장은 공급과잉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화산업개발 장봉익 사장은 "전용률·생활편리성 등에서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한계가 있다. 입지여건이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의 수익성 차별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의 주택 인정 여부도 관건이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7일 국세청·국세심판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규심사위원회를 열어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봐야하는지를 결론짓기로 했다가 연기했다. 현재 업무시설인 오피스텔이 주택으로 인정될 경우 임대 수익을 생각해 오피스텔을 구입한 투자자들은 보유 주택 수가 늘어 양도소득세 등에서 부담을 안게 된다.

건설업체들도 신규 공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공급과잉과 수익성 위축에다 땅값도 많이 올라 사업성이 밝지 못하다. 원룸형 등 소형 위주에서 벗어난 새로운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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