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정보통신 김동연 사장]영상감시 시스템 20여國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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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디지털 영상감시 시스템(DVR)은 한국이 단기간에 세계 시장을 장악한 몇 안되는 정보기술(IT) 제품 중의 하나입니다. 심사위원들이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준 것 같습니다."

최근 정보통신부에서 2002년 정보통신 중소기업상 대상 수상업체로 선정한 피카소정보통신의 김동연 사장(38·사진)은 세계 방범·보안 시장에서 알아주는 실력자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DVR(모델명 NDR)은 아날로그 방식인 폐쇄회로TV(CCTV)를 디지털화한 영상감시 시스템으로, 미국·캐나다·일본 등 20여개국에 수출된다. 2000년 첫 제품이 나온 이후 14개 모델을 출시하며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피카소 등 5개의 한국 업체가 공급하는 DVR 물량이 전세계 수요의 절반을 넘는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화질이 뛰어나고 순간 포착이 가능합니다. 또 영상을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기 때문에 CCTV의 테이프처럼 마모되지 않고 영구보관이 가능하죠.특히 인터넷에 연결하면 원격 관리가 가능하고 신속하게 검색을 할 수 있습니다."

24시간 쉬지 않고 녹화하는 CCTV와 달리 DVR는 움직임이 포착될 때만 녹화하는 것도 장점이다.

김 사장이 이 분야에 뛰어든 것은 1999년 8월. 일본의 한 전시회에 갔다가 디지털 방범 시장이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판단,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세계 DVR 시장은 일본이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피카소를 비롯한 한국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시장 판도는 역전된다. 기능 차이가 없으면서도 한국산 제품은 대당 가격이 2천∼3천달러로 일본 제품(1만달러선)보다 훨씬 쌌기 때문이다.

"일본 제품은 대부분의 기능을 하드웨어로 구현했지만, 한국 제품은 주요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처리하도록 개발해 원가를 현저하게 줄였지요."

피카소는 현재 생산 제품의 9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9·11테러 이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매출도 2000년 30억원에서 지난해 1백24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목표는 2백억원이다.

"세계 각국에서 CCTV 보안장비가 DVR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엄청난 시장이죠. 또 무선 기능만 추가하면 산 속에 작은 DVR를 설치해 환경감시나 산불예방을 사무실에서 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쪽에 눈 돌릴 시간이 없을 정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윤 기자

hj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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