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전국 경쟁 시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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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막걸리 시장 쟁탈전이 전국 단위로 확대되고 있다. 전국적 유통망을 가진 대기업이 뛰어들면서다. 막걸리의 유통기한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국순당은 최근 전국 각지의 쌀로 만든 막걸리를 해당 지역에서 판매한다는 계획 아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국순당은 전국 유통을 위해 업계 최초로 냉장유통 시스템을 도입하고, 막걸리 발효제어기술을 활용해 생막걸리의 유통기한을 늘렸다.

CJ제일제당도 전주주조 등 지방 막걸리 업체 세 곳이 생산한 막걸리를 이달부터 판매한다.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전국 1500여 매장에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유통기한도 종전보다 닷새가량 늘어난 보름으로 정했다.

지난 4월 경기도 광주 지역의 ‘참살이탁주’를 인수한 오리온은 전국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이 회사 제품을 판다. 인수 전에는 주로 수도권 지역에서만 팔렸다. 오리온 측은 유통망 강화를 위해 전국에 대리점 100여 곳을 추가로 모집할 계획이다.

막걸리 시장 선두업체인 서울탁주는 지난 5월 충북 진천에 막걸리 공장을 세웠다. 서울에만 7곳의 공장을 가지고 있던 이 회사는 진천공장을 기반으로 남부 지역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하루 10만L의 생산능력을 갖춘 이 공장에선 유통기한이 긴 캔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한편 지방 소주업체들도 속속 막걸리 시장에 진출 중이다. 경남 지역 소주업체인 무학은 최근 천연복분자와 찹쌀로 빚은 웰빙막걸리를 출시하고 경남과 부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남 지역 소주업체인 보해양조는 막걸리 시장 진출 계획을 가다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국세청에서 ‘시설조건부승인’을 받아놓은 상태여서 언제든 막걸리 생산에 나설 수 있다. 생막걸리보다는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긴 살균막걸리를 만들어 전국에 유통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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