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급랭 지난달 13개월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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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소비자와 기업들이 보는 앞으로의 경기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이같은 심리지표의 급속한 냉각은 수출과 생산 등 실물지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내수위축으로 인한 경기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6개월 후의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한 주관적 전망을 표시하는 소비자기대지수가 93.4를 기록, 다섯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9·11테러 여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경기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월 평균수입이 3백만원 이상인 계층의 소비자 기대지수는 95.7로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1백만원 이하인 저소득계층의 지수는 88.6으로 나타나 소득이 적을수록 앞으로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았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한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 역시 80.9로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해할 뿐 아니라 현재 경기가 과거보다 나빠졌다고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내년 1분기 중소기업 체감경기도 최근 2년 중 가장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보증기금이 전국 1천6백83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경기실사지수(BSI)가 97에 머물러 2001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종업원 5인 이하의 영세소기업의 BSI는 74에 불과해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할 것으로 조사됐다.

정철근·주정완 기자

jcomm@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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