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률 20년 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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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나라의 저축률이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벌어들인 돈에 비해 씀씀이가 커진 탓이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중 총저축률은 26.2%로 198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총저축률이란 개인과 기업·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일정 기간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소비와 투자에 쓰고 남은 부분의 비율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96년만 해도 저축률이 30개 회원국 중 최고였지만 올해는 7위 수준으로 밀렸다.

총저축률은 88년 최고치(40.5%)를 기록한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오다 지난해 30%선이 무너졌다.

이처럼 저축률이 급락한 것은 ▶국민이 미래에 대비해 돈을 모으기보다는 소비를 즐기게 됐고▶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저축 욕구는 줄어드는 대신 은행돈 빌리기는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풀이했다.

한은 경제통계국 정영택 차장은 "경제가 선진화할수록 저축률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우리나라의 저축률은 선진국(미국 17.3%·독일 20.6%)에 비해선 아직 높다"고 설명했다. 鄭차장은 "그러나 저축률 하락 속도가 너무 빨라 앞으로 투자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날 경우 국내 투자 재원이 부족해 다시 외자를 끌어들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9천8백달러선을 기록해 1만달러를 넘지 못할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김광기 기자

kikwk@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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