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덕에 증시가 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8면

휴대전화 관련주들이 연말 증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컬러 휴대전화 등 고기능 제품이 잘 팔려 관련업체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인터넷 등 갖가지 통신망에 접속해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국내 무선인터넷 이용자수는 8백28만명으로 이동전화 단말기 보유자의 32.3%를 차지했다.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1∼9월 무선인터넷 부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10% 증가한 9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같은 무선인터넷 부문의 급성장으로 휴대전화 업체뿐만 아니라 컨텐트 제공업체의 실적도 크게 좋아지고 있다. <표 참조>

◇휴대전화 관련주 약진=휴대전화 테마주의 약진은 국내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10월 이후 9일까지 24%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가 강세가 휴대전화 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진단한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휴대전화 판매대수가 1천2백만대로 3분기 판매대수(1천1백70만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구조를 봐도 삼성전자는 D램 반도체 업체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 7조7천1백억원 가운데 휴대전화가 2조9천7백억원으로 3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0년에 전체 영업이익 7조4천3백억원 중 휴대전화 부문이 9천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성장한 것이다.

LG전자의 경우도 올해 예상 영업이익 1조1천5백억원 가운데 휴대전화 판매이익이 2천9백억원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는 10월 10일 2만9천7백50원이었던 주가가 9일 4만7천9백원으로 급등했다.

휴대전화 판매 급증으로 부품 공급업체의 주가도 강세다. KH바텍·피앤텔은 10월 이후 각각 50%, 47% 올랐다.

이와 관련, 미국 메릴린치증권은 9일 휴대전화 교체 수요와 중국 수출 호조 등으로 삼성전자·LG전자 등의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앞으로 한국의 휴대전화 시장이 현재 34%에 불과한 컬러 휴대전화 보급률의 상승과 고속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휴대전화의 수요 증가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선인터넷 선점 경쟁=내년에 통신서비스업체들은 무선인터넷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인구의 67%가 이미 이동전화에 가입했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 가입자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정성훈 연구원은 "향후 통신서비스업체의 무선인터넷망이 개방되면 유무선통합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꽃을 피울 것"이라며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들이 주가도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다음·네오위즈·옴니텔·KT·SK텔레콤 등을 무선인터넷 서비스 수혜주로 제시했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