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 눈치보며 숨고르기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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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지난주 미국 증시는 8주 간의 숨가쁜 상승을 멈추고 조정 양상을 보였다. 조정의 가장 큰 이유는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로 봐야겠지만 포드·노키아·AOL 타임워너 등 미국 주요 기업의 4분기 실적이 신통치 않을 것이란 발표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증시의 조정 여파로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도 소폭 떨어졌다. 최근 국내 증시를 주도해 온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된 데 따른 것이다. 앞 주에 5천9백억원을 넘었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주엔 2천8백여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코스닥지수는 2.6% 오르는 강세를 보였지만 이는 그동안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데 따른 것이어서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지난주에 이어 소폭의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10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뒤 반등하는 과정에서 동조화 현상을 보여온 미국 증시가 상승세로 반전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는 미국의 11월 실업률이 6%로 10월(5.7%)보다 높아지면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 수준에 이르렀고, 대형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이 주초에 파산 신청을 할 것이라는 등의 악재에 발목을 잡힐 것 같다. 지난 주말 이라크가 유엔에 사찰 보고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전쟁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12일은 트리플위칭데이(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의 동시 만기일)이어서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따라 지수가 출렁거릴 전망이다. 지난 주말 현재 매수차익 거래잔고가 7천억원 가까이 쌓여 있어 이 중 상당 물량이 프로그램 매물로 쏟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매매하기보다 관망하는 자세를 갖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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