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협회 맡은 이강인 예스24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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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인터넷 기업들이 당장 돈을 못벌어서 그렇지 그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업계 차원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www.kinternet.org)의 새 회장을 맡은 ㈜예스24 이강인(43)사장은 "앞으로 할일이 많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닷컴에 대한 거품이 빠진 어려운 상황에서 업계를 추스르고,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중책이 그에게 맡겨졌기 때문이다.

닷컴 업계의 상황은 말이 아니다.

잘 나갈땐 4백10여개에 이르던 이 협회 회원 회사 수는 3백40여개로 줄었고,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는 업체 10곳 중 3곳은 회비 조차 못내고 있다. 게다가 ㈜새롬기술에 이은 ㈜프리챌 사장의 구속으로 업계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잇따른 벤처 사장들의 구속에 대해 李회장은 "인터넷 기업도 엄연한 기업"이라며 "경영자의 기본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기업가 답지 않은 주먹구구식 경영이나 돈을 못버는 비즈니스 모델은 경영자들 스스로가 빨리 떨쳐버려야 '살길'이 열린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업계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며 독과점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李회장의 생각이다.이런 폐해를 줄이는 데도 회원들의 목소리를 모아 볼 계획이다.한 예로 일부 선두업체의 경우,온라인 쇼핑몰 입점료를 지나치게 높게 받아 중소 전자상거래 업체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다른 벤처 관련 단체들과의 역할 조율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벤처기업협회는 정책 쪽 목소리가 강하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회원사들에 대한 서비스쪽에만 치중했다"며 "한국인터넷기업협회도 이젠 정부쪽에 인터넷 업계의 목소리를 분명히 낼 것이다."

李회장은 정부에 새로운 벤처단지 설립도 건의할 예정이다.임대료가 비싼 테헤란 밸리를 뜨는 인터넷 기업들이 많은 만큼, 수도권 일대에 싸고 저렴하게 벤처기업들이 단체로 입주할 수 있는 벤처단지를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회원사들에게 시장과 정부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경영·비즈니스모델 개발 등의 교육을 제공해 인터넷 업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도 그의 복안이다.

李회장은 회원사를 늘려 협회 재정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현재 다음커뮤니케이션·인터파크 등 일부 선두기업들이 인터넷기업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글=최지영·사진=오종택 기자

choi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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