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株테크' 어떤 종목이 좋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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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종합주가지수가 줄기차게 올라 연초 수준(724.95)을 회복함에 따라 주식 투자의 유혹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10월 10일 연중 최저치(584.04)까지 내려간 이후 한 달여 만에 24% 넘게 급등해 웬만한 종목은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종목 선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상승장을 주도한 삼성전자·LG전자 등의 정보기술(IT)주가 들어 있는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10월 10일 이후 41%나 올랐다.

<그래프 참조>

이와 관련해 증시 전문가들은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IT 관련주가 당분간 상승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제는 저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 회복이 덜 된 종목이 IT주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의 최성호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의 상승세는 무선통신서비스·통신장비·전자부품·인터넷·반도체 등의 IT주가 주도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IT주가 증시의 상승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구원은 "최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내구재 주문에서 IT 관련 주문이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IT주의 최근 급등은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이 아니라 IT 경기의 회복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5개 업종은 미국 증시의 하락기였던 2000년 3월 24일∼2002년 10월 9일 80% 넘게 떨어져 업종 하락률 1∼5위를 기록했다가 10월 9일 이후 모두 60% 이상 급등해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메리츠증권도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중기적으로 볼 때 IT업종의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SK증권의 현정환 연구원은 "IT주가 워낙 급등해 추격 매수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므로 이제는 다른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현연구원은 "미국과 국내 증시가 워낙 가파르게 올라 숨이 턱에 찬 상황인 만큼 조만간 조정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조정 국면에선 IT주의 주가는 횡보하고 새로운 주도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낙폭에 비해 주가 회복이 덜 된 업종이 급등했던 업종의 주가 수준을 따라잡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때"라며 "이런 업종 중 시가총액이 크면서 유동성이 좋은 저가 대형주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제시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삼성중공업·한화석유화학·SKC 등을 꼽았다.

우리증권의 고재영 투자분석팀장도 "아직은 주가 상승의 확산 국면이 덜 끝났고, 특히 거래소에 비해 코스닥 종목의 오름세 확산이 더딘 편이어서 상승에서 소외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한 번 더 분출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우려감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어서 전 종목이 고르게 오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저가 대형주가 순환매의 영향으로 오르는 조짐이 보이고는 있지만 지금부터 어려워지는 시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진용·김준술 기자

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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