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세계 국가 상대 FTA체결 공격적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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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미국이 올 들어 전세계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나섰다.

지난달 미국은 내년 2월부터 호주와 FTA 협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내 축산업자들의 거센 반발을 외면하고 이를 강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런 식으로 미국과 FTA 협상 중이거나 협상 추진에 합의한 나라는 모두 52개국.

그중 중남미 34개국가를 끌어들여 미 대륙 전체를 무관세지대화하겠다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계획이 백미다. 지난달 1일 미국·브라질을 공동의장으로 하는 추진기구가 결성돼 2005년 출범을 항해 순항 중이다. 수년간 FTAA에 공을 들인 미국은 남미국가들에 FTAA에 참여하면 매년 1억4천만달러를 항만·창고 등 물류시설 지원자금으로 내놓겠다고 회유할 정도였다.

싱가포르와는 협상이 거의 완료됐다. 이집트와 남아프리카 관세동맹(남아공·나미비아·보츠와나·스와질랜드·레소토)과도 내년 2월부터 FTA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런 미국의 움직임을 놓고 비판도 많다.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조이고, 쌍무협상으로 윽박지르고 거기에 FTA까지 밀어붙이니 웬만큼 협상력이 대단한 나라라도 견딜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지는 최근 "부시 행정부는 세계무역기구 차원의 자유무역 체제보다 미국의 영향력을 이용한 쌍무협상이나 FTA를 더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joon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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