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돌사고 원인 된 교통경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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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요일인 지난 24일 오전 잠실에서 삼성역 방향으로 자동차를 몰고갈 때의 일이다. 잠실운동장에서 달리기 대회가 있는지 경찰관들이 여러 명 눈에 띄었다. 네거리를 막 통과하려는데 갑자기 교통경찰관이 호루라기를 불면서 달리는 차들을 세워 급정차했다.

그러나 옆 차로에서는 직진 신호등만을 보고 오던 택시가 급제동하는 바람에 버스와 승용차들의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직진 신호를 보고 많은 차량이 오고 있었는데 경찰관이 갑자기 도로 한가운데로 나와 호루라기를 불면서 손으로 정지 신호를 하는 바람에 대형사고가 날 뻔했다.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신호체계를 사전 조정하거나 정지신호로 고정해놓고 차량을 수신호로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고 차량에서 노인 두 분이 다리를 절룩이면서 나오는데도 사고의 원인 제공자인 교통경찰관은 현장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신호만 계속하고 있었다. 다른 경찰관은 사고 차량만 수습하려고 페인트를 갖고 왔다.

달리기 대회도 중요하지만 교통사고 현장으로 와서 다친 사람은 없는지를 우선 확인하는 게 경찰의 책무가 아닌가. 이런 사고를 보고 나니 차를 몰고다니는 데 겁이 났다.

백건기·서울 강남구 일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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