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못나서 이런 결과가 빚어져…조현오 발언 신경 쓸 가치도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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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노건평씨가 14일 창원교도소 정문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발언은 신경 쓸 가치조차 없습니다.”

14일 오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68)씨가 15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건평씨는 “제가 어찌 다 말로 표현하겠느냐. 그 정도 하자”며 조 후보자의 발언에 불만이 많음을 내비쳤다.

건평씨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를 “감옥에 보내야 한다”며 격한 감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존재하지 않은 사실로 동생의 명예를 또 욕보였다”며 “조 후보자의 발언은 완전히 왜곡된 것으로, 어찌 그리 경솔한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저녁에 만난 제수(권양숙 여사)가 조 후보자의 발언 때문에 무척 속상해 있어 위로해 줬다”고 말했다.

건평씨는 14일 창원교도소(옛 마산교도소)를 나오자마자 봉하마을로 내려가 동생 묘역을 찾았다. 그는 “형이 못나서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는 생각 때문에 많이 괴로웠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을 혼잣말로 다했고 ‘못난 형을 용서해 달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고 덧붙였다.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 대해서는 “서운한 점이 있지만 그의 입장을 다소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건평씨는 봉하마을에 머물면서 동생 추모사업(묘역관리 등)과 권 여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봉하’ 운영을 도울 예정이다. 건평씨는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과정에 개입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과 추징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2008년 12월 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지난 4월 마산교도소로 옮겨 수감 생활을 해왔으며 최근 추징금을 완납했다.

김해=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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