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앞세워 700고지 재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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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이번주엔 종합주가지수 700 고지를 넘어설까. 주가가 지난주 비교적 큰 폭으로 오름에 따라 연말 랠리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의 주간 상승률(3%)은 지난달 10일 연중 최저치(584.04)를 찍고 반등을 시작한 이후 둘째로 큰 것. 특히 주말인 22일엔 장중 한때 700을 넘어서기도 해 700 돌파 시도가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주 지수 상승의 주역은 외국인투자자였다.

외국인은 22일 하루에만 올들어 둘째로 많은 3천7백여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지난주에 7천8백여억원의 순매수를 했다. 외국인은 당분간 계속 사들일 가능성이 커보인다. 미국 증시가 지난주에 다우지수는 2.6% 오르며 1998년 이후 처음으로 7주 연속 상승하고, 나스닥지수도 4.1%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2일에도 확인했듯이 700선 돌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투자자가 반등 장세를 맞았음에도 아직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

지난주 개인투자자는 1조2천여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700 돌파가 무산된 된 것도 개인투자자의 '팔자'공세가 거셌던 탓이다. 개인은 아직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보유 주식의 현금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관의 경우도 지난주 5천억원 가량을 순매수했지만 대부분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것이어서 본격적인 '사자'로 전환했다고 보기 어렵다. 프로그램 매매는 선물의 등락과 연계해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어서 매수는 언제든지 매도로 자리바꿈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의 냉담함은 증시 자금 유입이 저조하다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21일 기준으로 고객예탁금은 8조6천9백여억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오히려 1천8백여억원이 감소했다. 주식형·혼합형 수익증권 및 미수금 잔고도 일주일 전보다 모두 줄었다.

3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밑돌고,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외국인 매수세가 외로이 지수 상승을 이끌어가는 양상이어서 700을 돌파하더라도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chajy@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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