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향후 진로를 둘러싸고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종필(金鍾泌·JP·얼굴)총재는 지난 23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원내 교섭단체 참여와 사실상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후보 단일화 결과를 지켜본 뒤 거취를 결정할 것이란 예상을 깬 파격 행보다.
JP는 한발 더 나아가 "향후 교섭단체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지지한다면 참여하지 않겠지만,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면 생각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그러나 JP의 이 같은 결정에 소속 의원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당장 정우택(鄭宇澤)·정진석(鄭鎭碩)의원은 의총 도중 자리를 박차고 퇴장했다.
송광호(宋光浩)의원은 지역구 행사를 이유로, 원철희(元喆喜)의원은 외유라며 아예 불참했다.
결국 JP의 결정에 전국구 의원 다섯명과 김학원(金學元)총무만 따르기로 한 셈이다.
한 지역구 의원은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은 국회활동 차원에서 이해할 수도 있지만 특정 정파와 연합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JP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동안 소속 의원들의 '친(親)한나라당' 성향 때문에 결정을 주저해온 JP는 처음으로 드러낸 속내가 매몰차게 거절당한 데 대해 격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