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은품으로 애완견까지 학원생 유치경쟁 지나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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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3일자 31면에 '만원 줄게 친구들 데려와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주위 친구들을 설득해 학원에 등록시키면 그 대가로 1만원 어치의 상품이나 현금을 직접 준다는 내용이었다. 그 기사에 나온 학원은 전주시에 있다고 해서 내 주변에서는 그런 일이 없겠거니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속셈·태권도 학원, 고급 사은품 증정'이란 전단지를 봤다. 흔히 보는 문구라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는데 방과 후 동생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언니, 학교 앞에서 어떤 아줌마가 개를 한 마리 들고 서 있더라. ○○태권도 학원에 친구 데리고 같이 입관하면 애완견을 한 마리 준대. 나 개 키우고 싶은데 그거 받으면 안될까?"

전단지에 있던 '고급 사은품'이 애완견이었단 말인가. 머리를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금전 만능과 생명 경시 풍조가 어린이들을 상대로 하는 학원에까지 번지다니. 얄팍한 상술에 속아 넘어가려는 동생을 설득하면서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했다. 수강료를 낮추고 최고의 선생님을 섭외하는 것으로도 안돼 잘못된 방법으로 학생들을 끌어들이려고 심하게 경쟁하는 학원들이 못마땅하다.

전유나·인천 삼산초등교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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