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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열·이시카와, 한·일 ‘골프 아이돌’ 자존심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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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골프는 다른 골퍼와의 경쟁이 아니라 코스와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두 선수에겐 자존심이 걸려 있다. 동갑내기에 두 선수 모두 어려서부터 천재성을 보여줬고 300야드를 훌쩍 넘는 장타를 때려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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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열은 1991년 5월생이다. 최연소 국가대표(13세8개월)로 선발됐고, 16세가 되던 2007년 프로로 전향했다. 나이 제한이 있는 한국프로골프(KPGA)를 벗어나 거친 아시안 투어에서 담금질했다. 올해 유러피언 투어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최경주를 꺾고 우승하면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시카와는 노승열보다 4개월 어린 91년 9월생이다. 키는 1m73㎝로 노승렬보다 9㎝가 작다. 그러나 2007년 일본 프로골프대회에서 우승해 최연소 우승(15세8개월) 기록을 세웠다. 일본 팬들은 마치 타이거 우즈가 다시 태어난 양 흥분하고 있다. 곱상한 얼굴에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말을 겸손하게 해 더욱 그렇다. 그는 지난해에는 일본 최연소 상금왕에 오르면서 팬들을 기쁘게 했다.

노승열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시카와와 함께 쳐서 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국내에선 파워와 멘털에서 노승열이 이시카와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국제 무대에서는 이시카와 료의 주가가 더 높다. 일본에서 인기가 엄청나기 때문에 실력+α를 누린다. 노승열은 올 시즌 마스터스를 제외한 메이저대회 3개에 참가했는데 이시카와는 4개 메이저대회에 모두 나갔다. 마스터스 조직위가 일본 팬들을 의식해 이시카와 료를 초청한 것이다.

두 선수는 다음달 한국에서 다시 한번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9월 10일부터 제주 해비치 골프장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인비테이셔널 한·일전이 그 무대다. 이시카와는 일찌감치 한·일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노승열은 고민 중이다. 유러피언 투어 등 올 시즌 해외 투어 잔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내년 PGA 투어에 직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회 기간이 PGA 투어 플레이오프와 겹쳐 맏형 격인 최경주와 양용은의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 한국팀으로선 노승열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KPGA 관계자는 “한·일전 승리를 위해 노승열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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