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과별 수시모집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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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서울대가 2004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전공예약제에 따른 학과별 모집 인원을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예상된다.

기초학문의 보호를 위해 일부 비인기학과와 수시모집에 한해 실시하는 전공예약제는 단과대·학부별로 지원한 뒤 2∼3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 광역 선발 방식과 달리 수험생들이 지원할 때 희망 전공을 정하는 모집 방법이다.

이는 교육부가 각 대학에 제시하는 수시모집의 전공예약제 모집 상한 비율인 30%를 휠씬 웃도는 수준이어서 서울대와 교육부 사이에 마찰이 예상된다.

서울대 김우철 교무처장은 17일 "이르면 2004학년도 수시모집부터 학부 단위로 뽑는 광역 모집과 전공예약제에 의한 학과별 모집 인원을 같은 수로 하는 방안을 마련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획일적인 광역화 모집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단과대 사정에 따라 수시모집 정원의 50%까지 전공예약제로 모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다음달 중 교육부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이미 전공예약제 선발 비율을 늘리는 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지난 14일 열린 학장회의부터 주요 의제로 상정해 논의하고 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서울대는 내년 부터 수시모집 정원의 절반인 6백여명을 학과별로 뽑게 된다.

서울대 정운찬 총장은 지난 15일 기자 간담회에서 "연구 지원금을 주면서 조건을 달아 일선 대학 행정에 간섭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면서 교육부의 획일적인 모집단위 광역화 방침에 반대하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교육부는 "학과별 선발 정원의 확대는 학문을 서열화하고 종합적인 인성 교육을 해친다"는 이유로 일선 대학의 전공예약제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서울대 일각에서는 정시모집의 모집단위를 세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 개의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는 사회대 일부에서는 ▶경제▶정치+외교▶사회+사회복지▶기타 학과로 나눠 모집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또 4개 계열로 모집 중인 사범대는 15개 학과로 나눠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3개 계열로 나눠 뽑는 농생대는 9개 부·과 체제로 모집하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용환 기자

good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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