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모두 다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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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

한해 농사가 끝난 뒤 재정비 시간을 맞은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바꿔 열풍'에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롯데는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해 최대 1백억원을 쏟아붓는다. 우선 '꼴찌'라는 오명과 침체된 팀 이미지를 씻기 위해 유니폼·구단 로고 등 외형적인 모습부터 바꾸기로 했다. 선수 영입에도 공격적이다.

▶성형수술

12월 발표를 예정으로 유니폼·구단 로고·깃발 등 팀 상징물을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기본 컨셉은 '통일성'과 '정체성' 찾기다. 그동안 팬들의 불만이 많았던 원정 유니폼의 칙칙했던 회색을 버리고 홈·원정 유니폼 모두 흰색·검은색으로 통일한다.

일본의 자매팀 지바 롯데 머린스의 유니폼을 따라갔던 한국 롯데로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독자적인 유니폼을 만드는 셈이다.

또한 야구도시 부산의 전통을 부각하기 위해 부산의 상징 '갈매기'를 새로운 마스코트로 채택할 예정이다.

롯데는 이를 바탕으로 계열사인 광고 기획사쪽에 새로운 팀 로고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노후된 구단 버스 교체를 비롯, 차량 외부에는 오륙도와 갈매기를 그려 강팀으로서의 모습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내년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무기력한 과거 모습과 패배의식을 버리고 강팀으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의식뿐 아니라 외모도 변해야 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공격경영

롯데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지 이틀 만인 12일 자유계약선수(FA) 대상자였던 우완투수 염종석과 4년간 14억1천만원에 재계약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뒤 역시 FA 대상인 김응국과도 2년간 4억원에 재계약했다. 그동안 유력한 신인을 해외에 내주거나 팀 간판을 다른 팀에 빼앗겼던 롯데로서는 보기 드문 토끼걸음 행보다. 롯데는 팀 안정을 위해 서둘러 연봉협상을 매듭짓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한 전력 극대화를 위해 '검은 갈매기' 호세를 재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현재 호주 시드니 마무리 훈련지에서 5∼6명의 외국인 선수 테스트를 끝내고 조만간 계약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김종문 기자

j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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