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에게 생활정보 '쏙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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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 교통방송 영어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레슬리 벤필드, 엘리자베스 맥클른, 이선희 팀장, 조지 코서(왼쪽부터)가 회의를 하고 있다.

"재미있는 화제거리를 많이 소개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조지 코서) "생활정보를 하나라도 더 다루려다 보니 말이 빨라져요."(엘리자베스 맥클른) "시간을 좀 늘렸으면 좋겠는데…"(레슬리 벤필드)

이들은 교통방송(FM 95.1㎒)의 외국인 자원봉사 MC들. 지난해 3월부터 '하이 서울'(월~토 오전 9시6분)과 '아이 러브 서울'(월~토 밤 9시6분)을 진행하고 있다. 각각 3분씩에 불과하지만 국내 라디오 방송중에서는 드물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영어 프로그램이다. 서울의 문화와 관광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외국인 커뮤니티의 움직임과 행사 소식 등을 방송한다.

3년전 남편(콜린 맥클른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을 따라 서울로 거주지를 옮긴 엘리자베스 맥클른은 "서울은 영어로 된 생활정보를 얻기가 굉장히 힘든 도시"라고 털어놨다. 그는 서울시 외국인종합지원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지난해 초 교통방송에서 영어방송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선뜻 MC 오디션에 응했다.

프린스턴 컨설팅사를 운영하고 있는 조지 코서는 "외국인뿐 아니라 영어공부를 하려는 한국 학생들도 많이 듣는다"며 "한국사람들에게도 유용한 프로그램이 되도록 재미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서는 '아이 러브 서울'에 '랭귀지 팁(Language Tip)'이란 코너를 만들어 한국말을 쉽게 배울 수 있는 아이디어도 전한다. '죄송합니다'의 발음이 떠오르지 않으면 '치즈 앤 햄버거'를 떠올리라는 식이다. 그들 귀에는 발음이 비슷하게 들린다고 한다.

한국어도 유창한 레슬리 벤필드는 서울시의 외국인 공무원 1호. 그는 "방송 시간대를 출퇴근 시간대로 옮기고 음악과 함께 정보를 전하는 1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과 함께 '하이 서울''아이 러브 서울'을 만들고 있는 교통방송의 이선희 영어방송팀장도 "하루 6분이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내국인들이 껄끄러워할까 봐 더 길게 진행하지 못한다"며 "외국인 전용 채널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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