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뒤 우면산에 '동굴형 뮤지컬극장'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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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예술의전당이 개관 10주년이 되는 내년에 국내 최초로 뮤지컬 전용 극장을 세우기 위한 공사 착공에 들어간다.

새 극장은 특히 건물이 예술의전당 뒷산인 우면산 안으로 들어가고 출입구만 산 바깥으로 나온 동굴형 극장으로 건립될 예정이어서 완공 후 예술의전당의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지하 3층에 총 9백여평이며 1천5백석을 갖추게 된다. 예술의전당 김순규 사장은 "2004년 6월 완공을 목표로 1백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극장을 동굴형으로 만드는 이유는 산림 훼손 등을 피하고 환경 친화형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같은 동굴형 뮤지컬 극장의 아이디어는 건축가 김석철(아키반 대표)씨가 제공했다. 김씨는 예술의전당 음악당과 오페라극장도 설계했었다.

김사장은 "뮤지컬 고정 관객만 40만명에 잠재관객은 2백만명이 넘는다. 이제 뮤지컬 전용 극장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며 "젊은 관객들이 뮤지컬 극장을 찾다보면 자연스레 다른 클래식 음악과 미술에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전용 극장 건립은 뮤지컬 관객 확보외에 오페라극장·음악당·미술관 등과 함께 복합 문화공간으로 예술의전당을 탈바꿈하게 한다. 특히 뮤지컬에 대관해 주느라 오페라·발레 공연이라는 원기능을 잃었던 오페라극장이 명실상부한 오페라극장의 모습을 되찾는 부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김사장은 "음악분수가 들어선 음악광장과 미술광장 등에 야외카페 등을 설치해 예술의전당을 클래식의 고귀함과 젊음의 활기가 어우러지는 곳으로 만들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창립 10년을 맞아 말그대로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모여 전시와 공연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의전당'으로 한단계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정재왈 기자

nicola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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