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재건축 서울 돈 '입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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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 철산·하안 주공 저층아파트에 서울 투자자들이 기웃거리고 있다. 서울시내 재건축 열기가 주춤해지면서 재료가 있는 이 지역으로 관심을 돌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철산·하안 주공단지 대지지분 넓어 매력 투자문의 크게 늘어

광명 철산·하안 주공은 지난달 말 재건축 용적률 최고 2백50%를 골자로 한 지구단위계획안의 주민 공람공고를 마치고 연내 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거쳐 내년 초 경기도의 도시계획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광명시 관계자는 "3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2백80%까지 가능하지만 과밀개발을 막기 위해 하향조정했다"며 "경기도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 재건축 사업을 위한 개략적인 윤곽은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외지인의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철산동 공인중개사 A 사장은 "공람공고가 끝난 지난달 말부터 투자가치가 어떠냐는 문의가 크게 늘었는데 이중 상당수가 서울투자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철산·하안 주공이 관심을 끄는 것은 수도권 아파트 중 대지지분이 넓다는 점이다. 하안 주공 저층본1단지의 대지지분은 11평형이 14.5평,13평형이 18.5평,15평형이 22.5평 등으로 자기 평수보다 평균 1백30∼1백50% 가량 크다.

서울의 저층단지보다 사업추진이 빠르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난 9월 24일 철산 주공3단지와 하안 주공 저층본1·2단지 등 3개 단지가 나란히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고, 철산 주공2단지가 다음달 1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투자자들이 '입질'만 할 뿐 실거래가 적어 시세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조합설립 인가를 전후로 한달 새 1천만∼3천만원씩 올랐으나 서울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5백만원 정도 빠진 뒤 최근 들어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공유지분으로 묶여 있는 철산 주공2·3단지와 하안 주공본1·2단지의 대지지분 분할 여부에 따라 시세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4개 단지는 등기부등본상 대지지분과 실제 면적이 달라 지분 분할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며 "이 문제만 해결되면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고 사업승인을 받는 단지가 나오면서 값도 강세로 돌아설 것 같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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