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한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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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시중은행 가운데 상당 수는 올해 예상한만큼 이익을 내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업종의 주가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 1∼3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추정해 볼 때 조흥·외환·국민·하나은행 등은 올해 초 세운 이익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가계대출 및 신용카드 부문의 연체 증가로 대손충당금을 예상보다 더 쌓았기 때문이다.

특히 조흥·외환은행은 하이닉스반도체 여신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 실적이 더 저조했다.

조흥은행은 1∼3분기 순이익이 1백12억원에 그쳐 연간 실적은 하반기 들어 수정한 목표치(1천3백억원)에도 크게 미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도 올해 순이익 목표를 5천억원으로 세웠으나 3분기까지 순이익이 8백10억원에 그쳤다.

기업분석가들이 올해 2조4천억원대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던 국민은행의 경우도 3분기까지 1조5천1백29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쳐 예상치를 밑돌 게 확실시되고 있다.

또 연초 4천3백억원의 순이익 목표를 제시했던 하나은행은 3분기까지 2천8백98억원의 순이익을 냈을 뿐이다.

이에 반해 우리·신한·한미은행 등은 3분기까지 실적이 괜찮아 연간 실적이 목표치를 달성하거나 목표치에 근접할 전망이다.

SK증권의 장승훈 연구원은 "소비자금융의 연체율이 하락세로 반전할 때까지는 매수세가 저조해 은행주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내년 1분기가 지난 뒤 연체율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 회복은 내년 초께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굿모닝신한증권의 권재민 수석연구원은 "3분기에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져 은행 수익성이 나빠진 측면이 있는 만큼 4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은행의 실적이 나쁘다는 사실은 이미 충분히 반영돼 주가가 많이 빠졌기 때문에 길게 보면 매입에 나설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차진용·허귀식 기자

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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