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연다] 현대중 포항 선박블록 공장 건설 팀장 황원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현대중공업이 포항과 울산의 상생에 기여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울산 현대중공업의 황원철(41)관재팀장은 포항의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포항 선박블록 공장 건설의 실무책임을 지고 있어서다.

지난 11일 황 팀장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선박블록 공장 건설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는 굴착기가 굉음을 내며 바닷가 야산을 깎고 있었다. 대형 트럭이 쉴새없이 흙을 실어날랐다. 그는 현장사무소에 들러 공사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을 둘러봤다. 지난해 11월 29일 착공된 공장 건설공사는 아직 터를 닦는 단계다. 우선 3만평의 터를 6월 말까지 조성한 뒤 건물을 짓고 블록 생산라인을 설치한다. 공장 가동 시기는 오는 8월로 잡고 있다.

황 팀장은 "정상적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안도하는 표정이다. 그는 일주일에 한 차례 이곳을 찾는다. 현장 점검 후에는 포항시의 '영일만 신항 산업단지 특별추진팀'과 회의를 한다.

공사 진행과정에 생기는 문제를 협의해 해결 방안을 찾는 작업이다. 특별추진팀은 선박블록 공장 지원을 위해 시가 지난해 6월 14일 만든 부서로 팀장인 사무관 등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세대를 나와 199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황 팀장은 부산 토박이다. 그런 그가 포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4월. 선박 수주물량이 크게 늘어 블록 생산공장을 지으려 할 때 포항시가 손을 내밀었다.

토지 매입과 인접 도로개설 등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내걸고 유치작전에 나선 것이다. 회사 측은 원자재 공급업체인 포스코가 가까이 있고 블록을 운반할 바닷길이 있는 데다 땅값도 도시지역보다 싸다는 점을 들어 이곳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그는 8월 공장 가동 이후 27만평 규모의 공장 증설업무도 맡는다. 2007년에는 전체 30만평 규모의 공장을 본격 가동한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특별추진팀이 공장 건설에 필요한 업무를 일일이 챙겨 주는 등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그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황 팀장은 현대중공업 본사와 포항 블록공장이 성장해 포항과 울산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는 경제사정이 나아져 서민들의 주름살이 활짝 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홍권삼 기자<honggs@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 연간 8000억 매출 … 선박 몸체용 강판조각 제작

◆ 박블록 공장=현대중공업 포항 선박블록 공장은 강판으로 선체를 구성하는 조각(Block)을 만드는 곳이다. 이 조각을 조립하면 배의 몸체가 만들어진다.

이 공장은 배의 앞부분(船首)과 뒷부분(船尾)의 블록(크기는 대부분 가로 15m, 세로 15m)을 주로 만들게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블록은 포스코에서 두께 20㎜의 강판(후판)을 가져와 녹과 불순물을 제거한 뒤 녹 방지용 페인트를 칠한다. 이어 강판을 재단한 뒤 절단하고 유선형 등 배의 모양에 따라 철판을 구부리는 성형작업을 한다. 이를 용접하고 다시 페인트를 칠하면 블록이 완성된다.

한편 30만평 규모의 포항 선박블록 공장이 돌아가면 연간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시는 공장의 직원 6000명과 가족 등 2만명의 인구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