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안심' 고3들'낙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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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올해 대학 입시는 중상위권 학생들의 안정지원 경향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재수생들이 상위권대 인기학과에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수능 당일 입시 전문기관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반대로 지난해보다 평균점수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올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가 주로 고3생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분석되면서다.

이날 일선고교와 입시학원들이 매긴 가채점에서 재수생들은 지난해보다 대개 10∼15점 정도 오른 반면, 재학생들은 지난 9월의 모의고사보다 10∼30여점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교의 진학지도도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희비 엇갈린 고3·재수생=본지 취재팀이 7일 서울지역 10개 고교 수험생 수능성적의 가채점 결과를 표본 조사한 결과 상위권은 대략 10점 안팎, 중위권은 최고 30점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목고(과학고)를 포함, 강남북지역과 남녀 고교 비율을 같게 해 조사한 결과다.

반면 대성·중앙학원은 "재수생들은 재학생과 달리 새로운 문제유형에 그다지 당황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10∼15점 정도 점수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려학원 유병화 평가실장은 "재수생들도 언어영역이 어려웠다고는 하지만 지난해보다 쉬웠다고 말한다"며 "다른 영역이 대체로 평이했던 만큼 언어영역만 잘 치렀다면 만점자도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일학원 신영 평가이사는 재수생·재학생 간 평균점수 차가 지난해 37.5점에서 50점 정도 벌어질 것으로까지 예상했다.

이 같은 결과는 대입지원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입시전문가들은 "상위권대 인기학과는 재수생들이 초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위권의 경우 점수층이 두꺼워진데다 재학생들의 하향지원 추세까지 겹쳐 일대 혼전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충격의 고3교실=모의고사 3백80점대인 서울 대신고 김정환(18)군은 "예상보다 10점 이상 떨어졌다"며 "목표했던 대학보다 한 단계 낮춰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동여고 손영국 교사는 "특히 중위권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이들에 대한 진학지도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재학생들이 재수생과의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영역별 점수반영의 유·불리를 철저히 따져 지원전략을 세울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수시모집의 남은 관문인 구술면접·논술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11월 중 수시 원서접수를 하는 대학들에 적극 지원할 것을 권했다.

정현목·정용환·윤혜신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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